오래 전부터 사랑받아 온 장국밥

공주사람들은 공주 국밥이라는 명칭보다 ‘공주 장국밥’으로 더 많이 부른다. 장국밥은 국과 밥이 따로 나오는데, 국에 밥을 말아내니, 먹다 남은 밥을 넣은 것으로 오해하여 따로따로 나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명칭도 ‘따로국밥’이었다. 이제는 타 지역에서도 따로국밥 명칭을 많이 쓰기 때문에 아예 공주에서 먹는 따로국밥은 공주 장국밥으로 통칭하게 됐다. 그럼, 왜 공주는 국밥으로 유명해졌을까. 조선시대 공주에는 역원이 있었다. 호남지역에 한양을 가려면 공주를 거쳐야 했고, 공주 금강 변에는 이들을 위한 주막이 많았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는 장국밥은 길 떠나는 나그네에게 그만인 식사였다. 심지어 공주에는 국고개도 있다. 이복이라는 효자가 눈먼 어머니 봉양을 위해 국을 얻어 고개를 넘다 국을 엎었다고 하여 국고개로 통한다. 공주 국밥은 사골을 우려낸 국물에 양지머리 고기와 대파를 넣는 것이 특징이다. 대파 중에서도 일명 '대궁', 파의 흰 부분을 많이 넣는다. 파의 하얀 부분을 많이 넣으면 국물맛이 훨씬 달짝지근해지기 때문이다. 공주 국밥을 먹을 때는 그냥 먹는 것도 좋지만, 쫄깃쫄깃하고 풍미가 깊은 석갈비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

 

무령왕도 즐겨먹었을 공주 한정식

공주 한정식은 공주에서 빠질 수 없는 별미다. 한식요리가 줄지어 상에 오르는데, 계절에 따라 각종 과일을 버무린 샐러드로 입맛을 돋우면, 가자미 찜, 탕평채, 잡채, 우렁탕, 황태구이, 수육과 묵은 지가 어울린 삼합, 떡갈비 성찬이 펼쳐진다. 공주 한정식에 약주를 곁들인다면 공주의 특산물인 밤막걸리가 좋다. 당도가 높은 공주 밤은 알이 크고 육질이 단단하다. 계룡산에서 자연히 떨어진 알밤인 공주 ‘정안밤’은 갈비찜에 쓰이거나, 밤 묵전, 밤 묵무침을 만들어 먹는다. 공주에서는 김치마저도 밤가루를 섞어 담근다. 

한정식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일명 '무령왕 수라'를 들 수 있겠다. 무령왕 수라는 옛날 백제인들이 즐겨먹었음직한 요리를 모아 만든 밥상이다. 여기에는 보통 참기름 바른 웅어회와 꿩을 요리한 치육조리개가 포함된다. 꿩은 충청도를 대표하는 식재료다. 밥은 가장 오래된 우리 민족의 주식인 기장을 쓴다. 기장밥과 소고기뭇국, 소고기 육회, 웅어 회, 꿩고기로 만든 치육조리개, 전복초, 숭어 전, 두텁떡, 증편, 머위 된장 나물, 호두장아찌, 오디주가 무령왕 수라 한상차림이 된다. 기록에 따르면, 숭어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얕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로 어업의 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백제시대의 진상품으로 많이 이용되었다고 한다.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진 밥상을 보면, 옛날 백제 왕실 사람들도 이렇게 먹었으리라는 상상이 절로 그려진다.